들꽃 최수경
들판에 서서 들꽃이 되리라
비바람과 어깨동무 하며
갇히지 않는 자유가 되어
훨훨 들에 살리라
흔들리고 싶을 때 흔들리고
날고 싶을 때 푸른하늘 마음 껏 날며
이리저리 마음대로 달려 갈 수 있는
들에 살리라
너른 들이 내것이요
푸른 창공이 또 내 것이니
생긴대로 꽃피우고 사는대로 향기내고
아침마다 맑은 이슬 세례 받으며
모두 훨훨 벗어 던지고 가볍게
들에 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