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씨름 문영길

도깨비 씨름 문영길
도깨비 씨름 문영길


도깨비 씨름 문영길

비몽사몽 잠 깰 무렵

그럴듯한 詩 한 편 완성하고

어설프게 만난 만족감

눈 뜨면 도망가지 않겠다는

다짐도 받았건만

일어나 조심스레 기억을 되짚으니

야속하게 꽁무니 뺀 가물가물한 시어들

밤새 씨름한 도깨비는 어디 가고

빗자루처럼

달랑 남은 볼펜 한 자루

詩라는 도깨비랑 씨름하다

백지위에

제목만 붙잡아놓고 추궁하지만

허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