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 문영길
설핏 꿈에 들었던 초저녁
개구리 울음소리 가득한 저수지를
소금쟁이처럼 건너던 달빛
노랗게 무너져 내리는 둑방에서
새치름 눈을 뜬다
외로움의 언저리에서 까무룩
제 몸 사르는 순간
사무치게 터지는 꽃망울
부질없는 것들은 모두 어둠이 되고
내건 꽃등에 심지 돋으면
어슴푸레한 그리움
자오록한 새벽 물안개에
밀회의 한순간이 함초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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