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 김순옥
어둠이 내리고 고립되면
각성하는 슬픈 존재들
서로가 측은지심 본성으로 돌아가
사랑은 교류되는 것일까요
태양이 침묵하면
이붓자식처럼 뜨는 저 달을 위해
지구와 달과의 거리는
문제가 아니라고
가당찮게
꽃불 밝히는 저 조그만
달맞이꽃을 눈여겨 보았는지요
달맞이꽃의 꽃말을 아시는지요
보이지 않는 사랑 !
우리를 천애로 내모는
무한천공 저 막막한 끝에서
저 꽃 또한
외로워서 피는 꽃이었을까요
누군가 그리워서
저 달을 바라보면서
질식 할 것 같은 우주불문률을
바라보면서
연민으로 밤이 되어야 피는
달맞이 꽃이 되었을까요
먼 지층밖 별들도, 우리도
다를바 없이
지쳐서 소멸해 간다는 것, 그리고
그 이면 베일에 가려진
멍든 상처 지치고 슬픈 측면
서로 위로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밤 우리도
달빛에 꽃빛에
밤안개 같이 야상곡 같이 스며들며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마주하고
서로 위로해요
서로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