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 김경철
한낮의 열기에
고개를 떨군 채
힘없이 움츠려 있다가
어둠이
서서히 찾아오는 밤이 되면
반겨주는 이 없어도
홀로
쓸쓸히 피어나는 꽃
이름하여 달맞이꽃
임을 향한 마음
알아주지 않아도
한결같은 마음 애처롭구나
어이 하여
슬픈 사랑을 선택했니
슬프고 슬픈 사랑을
서서히
아침이 밝아오면
밤하늘을 비추었던
달님이 사라지고
환하게 웃어주던
달맞이꽃도
저녁이면
다시 볼 수 있다는
희망으로
서서히 몸을 움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