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달을 쳐다보며 은은한 내 마음.

밤 열 한시 경인데 뜰에 나와

만사(萬事)를 잊고 달빛에 젖다.

우주의 신비가 보일 듯 말 듯

저 달에 인류의 족적(足跡)이 있고

우리와 그만큼 가까와진 곳,

어릴 때는 멀고 먼 것

요새는 만월(滿月)이며 더 아름다운 것

구름이 스치듯 걸려 있네.

-천상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