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매화 이태기

다시 매화 이태기
다시 매화 이태기


다시 매화 이태기

그대 떠나보내고도 무연한 나는

무연히 일어나

무연히 핸들을 잡고

무연히 지나던 터널을 지납니다

이렇게 그대 가슴을 무연히도 뚫고 나옵니다

밤새 안녕하셨나요?

얇은 와인잔처럼

발원하는 샘물처럼

깊은 산 새소리처럼

금갈듯 겨울하늘처럼 맑기만 하던 그대

이 겨울 안녕하시길 빕니다

들썩이는 어깨로

그대 진술하던 사랑을 생각합니다

사랑은 쉬 흐려지고

쉬 상처 입고 쉬 깨어지는 거라고

사랑은 부푼 풍선

그래서 나누어 공유하지 않는 거라고

내일은 그대 보듯 매화나무를 보러 갈 겁니다

그대 닮은 그 강언덕 매화나무는 그대로 있을까요?

속마음 다지며 강바람 견디고 있을까요?

눈 날리고 꽃샘바람 불면

속눈썹 곱게 뜨며 그대처럼 말하겠지요

사랑은 눈발 속 목숨 같은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