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포 연가 서숙지

다대포 연가 서숙지
다대포 연가 서숙지


다대포 연가 서숙지

스물두 살 때였을까

그와 함께 버스로 두어 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이 다대포 해변이었지

모래톱과 갈대가 장관을 이루던 곳

여기가 어디쯤일까

길도 모르는데 집은 어떻게 찾아가나

눈동자는 흔들리고 불안이 엄습하여

눈앞의 멋진 풍경은 뒷전이었지

잔뜩 움츠린 내 손을 이끌어

살며시 그의 주머니에 넣어주며

괜찮아 두려워하지 마

선한 눈빛이 나를 보며 웃어주었지

그렇게 사랑은 시작되었네

수십 년 세월을 돌아

이제는 내가 그의 손을 잡고

오늘 그 해안 길을 걸었네

몰운대 바위에 나란히 앉아 바라보는

해넘이 노을이 유난히 붉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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