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박명숙

능소화 박명숙
능소화 박명숙


능소화 박명숙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기에

한여름 뙤약볕에

소화의 그리움이 길어진다

날 밝으면

아침 햇살에 세수하고

맑은 얼굴로 담장 넘어

오매불망임을 기다리는 마음

누가 알아주랴

다시 여름이 오고

능소화는 슬픈 넋으로 피어

그리운 이의 가슴에 찾아와

피고 지는 여름날의 연가

그리움에 젖어 있는

늘어진 꽃송이

소화의 길고 긴 여름날이

애처롭게 스며든다

장마와 태풍을 견디고

꿋꿋하고 오롯이 피어 있는

아름다운 능소화의

삶을 바라보며

긴 여름날

그리움의 자화상이니

소화의 그리움에

감정 이입되어 불현듯

보고 싶은 사람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