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은 새벽을 안는다 윤석진
서어나무 아래
검은 포식자가 숨어 사는지
낙엽을 타협하는 그림자가 있다
노을은 서산에 물들고
숲은 돛 세워
그 곡선으로 해를 품는지
낙엽은 수직으로 달도 안았다
멀고도 가까운 섬
그 나무에 겨울이 오고 봄도 오건만,
한 판 오지게 핀 세상살이
눈은 하얗게 정수리 쌓이는지
내 마음의 우주
어디로 굴러 흘러가는지
영혼의 소리 가슴을 헤집어
이내 바다가 되고
노을은 저녁부터
나무의 새벽을 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