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로 손병규

난로 손병규
난로 손병규


난로 손병규

찬바람이 몰아치는 날은

기억 저편에 숨 쉬고 있는

따뜻한 그대가 그립습니다

그리움이 그리움을 손잡고

내 사랑이 머물러 있는 곳

그러나 가까이는 가지 않겠습니다

한발 물러서면

금세 그대 마음 떠나가고

적당한 틈에서 웃음꽃 피우렵니다

한두 뼘의 사이에서

지켜가는 사랑

몸도 마음도

그대 곁에 머물러 봅니다

가까이 갈수록 아픔이 늘고

멀어질수록 냉랭해지는

난로 같은 사랑

정해진 그 어느 거리에서

당신을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