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나의 쉼터 이진섭
어렴풋 세치 둥지에
몸을 기대며 살을 비비고
부러진 나뭇잎 가지
하나 둘 주워주워
새터에 꺼지지 않는 울타리를
땅거미 지도록 만들어야 했던 하루.
미칠 듯이 휘몰아치는
폭풍의 언덕을 고개 넘어
찬바람 깨져 얼어붙은 손을 비비고
하루하루를 버티며
삶의 겹에 살아온 나날들
꿈과 희망의 촛불이 훨훨 타오르니,
모질게 살아가도
한줄기 빛나는 볕이 들고
떨어져뒹구는 낙엽 살포시 밟으며
길섶의 새벽길 거닐 때면,
포개 넣은 둥지 지저귀는 소리 곁에
금빛으로 물든 웃음꽃 마음껏 보려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