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바람을 타고 이동구

나이는 바람을 타고 이동구
나이는 바람을 타고 이동구


나이는 바람을 타고 이동구

내 나이가 얼마인지

무심하게 세는 것도

남은 날이 얼마쯤인지

눈감아 세는 것도

그렇게 푸르던 잎

익어서 떨어질 때

머릿속에 찾아드는

숨 가쁜 생각들

다 늙을 준비도 있고

남김도 있어야 함인데

생각만 쌓여가고

세월은 뜀박질한다

불타는 산

불길에 휩쓸린 고목처럼

자루에 묶인 생각이

얽히고 설키다

흐르는 물처럼 살라지만

물은 늘 맑지만은 않구나!

바람을 탄 나이가

또 저 산 하나를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