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쓰는 편지 주선옥

나에게 쓰는 편지 주선옥
나에게 쓰는 편지 주선옥


나에게 쓰는 편지 주선옥

새해에는 고요한 마음으로

좀 더 느리게 걸어가 보자.

귀한 인연들마다 좀 더 따듯하게

손잡아 주며 눈도 맞추고

먼~ 산만 바라보던 눈길 거두어

내집 처마밑서 지저귀는 새소리 듣고

발길 닿는 곳마다 상생의 기운으로

더 작은 일들에 큰사랑 기울이며

사소하다고 흘려 보냈던 순간들에

한번 더 손을 모아 뜻을 모으고

저만치에 먼지 쌓이는 시집 펼쳐

내 감성에 촉촉히 비를 내리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

만나러 가서 밝은 웃음 나누고

무심으로 지나쳤던 사람들 마음

한번 더 헤아리고 고마워 하고

지금 해야만 했던 조급함을 내려놓고

달팽이 처럼 천천히 걸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