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엽서 김화숙
나뭇잎 하나
허공에 팽그르르 돌더니
내 옆에 사뿐히 앉는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속눈썹에 매달린 슬픔이
촉촉이 젖어있네
얼마 전 하늘나라로 주소를 옮긴 친구가 너무 그리워
마른 입술 질근 깨물며
베갯잇 적시던 밤
그 소식이 너에게 닿았을까
훨 훨 훨 세상구경 잘하고 있노라고
나뭇잎 엽서를 보낸 거였구나
어디서 날아왔나
하얀 비둘기 주위를 서성이네
혹시 바람 타고 날아 온 너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