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라 부르지 마라 이진섭
나의 핏방울이 흘러 흘러
너의 마음을 올곧게 할 수 있다면
난 기꺼이 모든 것을 접고
나의 몸에 상처를 내겠다
검붉은 입술의 유혹으로
마음을 뒤흔들어 놓을 수 있다면
구차하게 삶을 걸어야 할
사랑 따위는 하지 않겠다
잠시 멈추어버린 세월 앞에
목놓아 부를 수 있는 그대 있으니
오뉴월 지나 한여름 햇볕 아래
그 무엇이 두렵게 다가오랴
어설픈 사랑의 맛이 아니었건만
차마 스스럼없는 앵속이 되어
그대 굳어버린 아픈 마음을
아낌없이 치유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