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바람 이진섭

꽃샘바람 이진섭
꽃샘바람 이진섭


꽃샘바람 이진섭

볕이 좋아

길가에 누었더니

나가라는 주인의 고함소리

초승의 달빛 아래

고개 들어 바라보니

재 너머로 얼른 숨어버리고

푸르른 들판 위에

한가로이 휘젓는

벌 때들의 위로가 다가서니

숨바꼭질의 봄 향기

떨어지는 꽃잎에 낙화되어

종일 기웃거리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