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불견 은 불쌍하다 의 다른 말이다 이석도
꼴불견이 많다.
누렇게 잘 익어 고개 숙인
벼이삭 사이사이 빳빳이 고개를 쳐들고
서 있는 푸릇푸릇한 피*
암캐만 보이면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며 냄새 맡다가
헥헥헥, 제 혼자 흥분하는 수캐
새벽 알려줬다고
칭찬 한 번 했더니 제가 새벽 만드는 양
볏 곤두세운 채 “꼬끼오! 꼬끼오!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는 수탉
찾는 이 없는 시집
달랑 한 번 출간하고서는
진짜 시인보다 더 시건방 떠는 얼간이
이를 어쩌나
농부가 다가오는데…
복날 며칠 안 남았는데…
나도 시집 하나 내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