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저편의 계절 이진섭
가지 마라 있어달란 애원에
속절없는 그대 맘속을
아무리 달래고 달래도
식어가는 눈물은 잡을 수 없는데
그렇게 소리쳐 불러보아도
은은한 달빛에 비치는
자욱한 안개만 뿌려놓은 채
이대로 잠들어도 좋은 걸까
붙잡지 못해 외면해야 했다면
비바람 몰아치는 가을 곁에
인연으로 얽혀버린 사연쯤이야
기억해두지 않았을 것을
멈추지 않는 시곗바늘 소리가
더욱 야속하게 메아리쳐도
새하얀 눈 내려 시간이 흐르면
얼굴에 묻은 미소의 꽂도 활짝 필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