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이기택

귀로 이기택
귀로 이기택


귀로 이기택

불편하고 가파른 길을 걸어왔을

허름한 이력의 낡고 오래된 구두가

택시를 세웠다.

연탄 두 장 새끼줄에 꾀고

오르막길에 숨 몰아쉬던 가난한 발걸음에서

삶의 고단함이 뚝뚝 떨어졌던

아버지의 모습 같아 피곤한 발을 태운다.

오늘을 열심히 살아낸 그의 표정에

노을이 한 잔 술로 번지고

미안해할 것 없는 정직한 노동은

귤 몇 개로 검정 비닐봉지에 담겨 있다.

달동네 고갯길에서 그가 내려

미로 같은 골목길로 사라지고 난 뒤

내 손에 쥐어진 귤 하나

그리운 아버지의 체온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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