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리 제한 이윤선
당신을 또 만났어도
그때와 달라 미안합니다
두 손잡고 살며시 어루만지던
여린 어깨와 볼 사이로 낯가림은
무색하게 또 만난 자리는
다섯 발자국 자로 재고 맙니다
예전처럼 꽃은 피었는데요
나무는 푸르른데요
햇살은 따뜻한데요
또 만난 반가움 다섯 발자국
당신도 저도 미련 없이
차 한잔도 권하지 않아도
입 막은 하얀 손수건
그래도 제가 드린 것이라
꽃이 가로막은 다섯 발자국
웃고 돌아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