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항 안용진

강릉항 안용진
강릉항 안용진


강릉항 안용진

남대천 물살 달음박질하다

잔잔해지고 짠 내 정다운

안목항에 다다르면

커피 향 넘실넘실 파도 타고

그 향기에 취한 숭어는

격물치지(格物致知) 의미

읊는 소리, 수평선을 달리고

은, 모래 펄, 수천만의 눈길,

제멋대로 반짝거리게 한다

칼날을 세운 듯 꽃꽂이 서서

뛰어오는 저 파도는

고초 앉은 젊은 여인네

심장이 딱딱해지는 고통을

알고는 있을까?

느닷없이 달려와

하얗게 널브러진

멸치 떼 목마름의 몸짓은

생의 마지막 욕심인 것을

떠나가는 인연이든

만남의 인연이든

임자 없는 의자에

잠시 머물다가

저 바다의 울부짖는 소리에 묻혀

발밑으로

잦아들고 말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