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김수길
갈대는 흔들리지만
부러 지지 않는다
파란 하늘에 희고 아름다운 구름 앞에
휘휘 울어 사랑을 부른다
갈길 멀어 서두르는 햇살 더위에
옷 갈아입을 준비를 하며
요란하게 소리를 내 본다
가버린 사랑 온다는 소식 없어
큰 소리를 불러 보지만
가을이 오는 들판엔
철새 소리만 들릴뿐
작은 새에 아름다운 표현에
몸이 흔들리고
바람의 유혹이 집요하게 흔들어 놓아도
넘어가지 않는 갈대의 마음
파란 가을 하늘 구름은
그 마음을 아는지 서둘러
하늘 속으로 모습 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