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 주고 싶은 당신께 안광수
가을이 저만치에서 아장아장
걸어오고 있습니다
부푼 꿈을 걷어내고
따뜻한 심장마저 녹아내리는
가을은 나에게로 다가옵니다
작은 미동조차 없던 나에게
아름다운 사랑의 율동이
서슴없이 다가와 설렘에 잠든
나를 깨우고
당신의 입술같이 붉게 익어가는
우리의 따뜻한 만남 속에
붉은 태양이 용광로처럼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가을이 우리 곁으로 올 때면
식어버린 감정이 붉은 립스틱
온몸을 바르고 시냇물 따라
가는 낙엽에 편지를 보내겠어요
그 가을은 온기가 흐르고
당신의 핏줄이 전율되어
어느 해 보다 아름다운 당신이
오늘따라 더욱더 그립게 합니다
당신과 함께하는 가을은
속삭임에 스며든 달콤한
시간을 안으며 이 시간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