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서정 백승운
계곡가의 구절초가
친구인 양
반갑게 찬방이 는 가을은
보랏빛 맥문동이
이슬처럼 달려
하늘가에 깨끗하게
구름을 지워냈다
날개에 내려앉은
이슬을 햇빛에 말리다
빨갛게 물이 들어버린
고추잠자리
비상의 시간 찾아오니
들판도 누렇게 춤을 추고
빗물에 씻겨진
잎새들의 땀방울이
풀벌레 소리에
깨끗하게 옷을 갈아입고
풍족한 세상에
유혹으로 다가오니
바빠진 손놀림에
구릿빛 얼굴에서
행복이 호박처럼
둥글둥글 웃음이 되고
가을은 소리 없이 높아
마음은 하늘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