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주는 느낌 정종명
빈 양푼 같은 내 가슴을
벅벅 긁는 외로움이 깊어 가는 밤
그대의 그리움은 고무줄처럼
질기고 바위보다 무겁다
설렁한 가을은 깊어가는데
아직 시작조차 못한
새해 벽두 세운 계획의 시작은
이미 때가 늦어
잠시 미뤄 두어야 할 것 같고
해가 거듭될수록 나약해 가는
자신이 초라하고 두렵기도 하다
차츰 줄어드는 손아귀의 힘
마음은 맨손으로 호랑이도 잡을 용기
하루하루가 속절없이 작별을 고한다
속절없는 세월 젊음을 반추해 보니
서글픔이 가슴을 채우는 짠한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