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독백 나영민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는
화단에 방글거린 꽃이
맘껏 뽐내는 우아한 자태들
다문다문
날아든 벌들이
살갑게 쓰다듬고 가는 길
짧은 만남에 그리움이 맺힌다
똬리를 틀고 앉은
가을 햇살의 따사로움에
골골 잠을 청하는 고양이는
이 시간이 배부른 행복의 포만감
나뭇잎 물드는
창가에 앉아 모과 열매를
탐내고 있을 우리 엄마 생각에
쓸쓸함이 배어 세월이 야속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