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길 김화숙
하늘빛 청명하니
마음도 푸르다
싱그런 가을길 걷노라니
살살이 꽃 해죽이
바람에 한들한들 몸짓 예쁘다
하얀 머리카락 풀어헤친
산 능선 넘는 구름
바람과 친구되어 두 손 꼭 잡고
덩실덩실 춤추며 산을 넘는다
우뚝 선 가로등 보초 서는 밤
어둠을 가르는 자동차 소리
귓가에 구르고
바람이 다가와 등을 토닥이네
까만 밤 깊이 수면에 드는 밤
어둠은 또 그렇게
내일을 잉태한 채 깊이 잠수한다